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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평:상 37호] 환대의 목회 이야기 | 어디서 오셨어요? - 예수님 보다 만두 -

교회 초창기부터 교회 구성원 가운데 다수를 차지했던 중국친구들은 공통적으로 요리의 가지 수가 많다는 특징이 있었다. 당장 다 먹지도 못할 만큼 엄청나게 요리를 많이 만드는 통이 큰 친구들은 언제나 5명이 먹을 음식을 하더라도 대략 10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 많은 양을 요리를 했다. 요리하는 수와 양도 많았지만 더 놀랐던 것은 만두를 자주 빚어 먹었다. 주일 오전 11시 예배 후 간단하게 식사를 하려고 하면 언제나 몇 명의 중국인 성도들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뭐~ 오늘 간단하게 만두나 먹을까?” 너무 가볍게 내 뱉는 그 말에 모두 찬성을 하는 것이 신기했다. 간단한 만두 요리를 하기 위해 준비 시간은 대략 2시간정도 였다. 우선 간단히 먹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먹는 시간은 정말 짧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기 위해 준비하고 만들고 요리하는 시간과 치우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어떠한 요리보다 최장시간의 요리가 되고 오전 예배 후 먹는 점심임에도 불구하고 만들어 먹은 후 치우고 나면 저녁 먹을 시간이 거의 다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된다.
언제나 겁이 났던 ‘간단하게 만두나 빚어 먹을까?’ 그 말은 유행어가 아님에도 한 달에 몇 번은 들리던 말이었다. 만두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는 많지가 않았다. 배추와 부추, 고기 등 정말 몇 가지 안 되는 평범한 재료가 들어가지만 맛은 입안에서 엄청난 풍성함을 준다. 만두를 빚는 그날은 어느 순간 남자들이 주방을 차지하게 되고 속에 들어갈 재료를 다지고 버무리는 시간은 최고의 수다시간이 된다. 만두피를 만들고 정성을 들여 예술 작품처럼 만들어 지는 만두가 각을 맞추어 해병대처럼 줄을 서 있는 쟁반을 보면 정말 신기하고 경이롭기 까지 하다. 오랜 시간 만들어낸 만두를 그저 뜨거운 물에 삶아 건졌을 뿐인데 그 맛은 언제나 잊지 못 할 기억으로 남는다.
다 먹고 난 뒤 주위를 둘러보면 온 주방과 옷에 밀가루가 날려 있고 집에 가면 빨래가 많아진 기억이 언제나 떠오른다. 함께 기억을 마든 중국 친구들 중 본국으로 귀국한 친구를 몇 년 만에 다시 만났다.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 오랜만에 만나 너무 반가워하며 그간의 안부를 물었고 서로의 지나온 시간들을 나누고 함께 즐거워하던 중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시간을 물었다. 그 친구의 입에서 너무나 청아하게 들려온 말이 만두를 빚어 먹었던 날들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 순간 나도 옛 기억이 아련히 다가왔고 입에서 작은 감탄사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만두이야기만 한 시간을 하며 그 자리에서 한참을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한국에서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 가운데 주옥같았던 설교와 성경공부가 있었지만 그 친구들의 입에서 나온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만두를 빚어 먹은 것을 꼽은 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설교나 성경공부도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친구들의 한국 생황 중 가장 기억 남았던 것은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한국에서 만났던 예수님은 같이 만두를 빚으며 함께 수다를 떨고 밀가루를 옷과 얼굴에 묻혀가며 더불어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예수님이다. 고통가운데 피를 흘리며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나의 죄 때문에 죽은 예수님 보다, 자신들과 즐거운 추억을 함께 쌓으며 마음을 함께 나누며 함께 만두를 빚는 친구로서의 예수님으로 기억이 되길 소망한다.
밤을 새며 준비하던 설교원고와 피를 토하던 나의 설교는 고스란히 만두에게 졌지만 난 다시 예수님과 만두를 빚어 먹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설 것이다. 은혜는 잠시지만 추억은 오래가기에 함께 예수님과의 추억을 만들 친구가 있으면 난 오늘도 물어보려고 한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글쓴이 : 권주은(구미국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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