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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평:상 49호] 어디서 오셨어요? | 한 지붕 두 가족(2)
운영자 2020-05-07 추천 0 댓글 0 조회 572

https://peacechurch2014.creatorlink.net/forum/view/303180 

 

 

[웹진 평:상 49호] 어디서 오셨어요? | 한 지붕 두 가족(2)

 

 

셋째를 출산한 아내가 퇴원하고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한 것은 본인의 몸을 돌보기보다 옆방에 있는 중국인 부부의 편안한 쉼이었다. 혹여나 방금 퇴원한 자신으로 인해 옆방에 있는 중국인 부부가 부담스러워 편히 몸조리를 못하는 것은 아닌지 시시때때로 염려하였다. 아무레도 경험이 부족한 중국인 부부가 본인들의 힘으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도록 아내는 자신의 산후조리의 전 과정을 함께하며 보여주고 가르치며 꼼꼼히 세 아이의 엄마답게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이어갔다. 작은 집에 두가정이 함께 거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하루하루가 갈수록 화장실 사용이며 식사준비 등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불편 할 수 있는 작은 부분을 양보하기도 하고 때론 더 양보 받기도 하며 그만큼 우린 진짜 가족이 되어갔다.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모여 있었던 그 시간이 가져다 준 것은 가족이 되어가는 방법이었다. 좋은 시간은 서로를 가깝게 했고 불편했던 시간들은 서로를 좀 더 깊게 했다. 함께 있으며 좋았던 것은 심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관심사 하나에 각자의 생각을 말하다 보면 웃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그러다 별거 아닌 행동들에 까르륵 웃다보면 어느덧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다. 거실에 다 같이 모여 한참을 이야기하다 화장실을 사용할 때면 때론 불편하기도 했다. 샤워하는 것과 설거지 등 불편한 부분들이 조금 지나니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아 지는 시간들이 다가 왔다. 좋은 시간들은 그냥 함께 있는 것이었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다 불편했던 부분들이 어느 순간 불편해지지 않았을 때 우린 알았다. 가족이 되는 방법은 좋은 시간과 불편한 시간 모두가 필요했다.

 

하루 세끼를 같이 준비하고 함께 둘러 앉아 밥을 먹었다. 장보기와 재료손질, 미역국을 끊이고 밥 짓는 그 시간들이 즐거웠다. 밥을 다 먹고는 밥그릇에 밥풀이 마를 때 까지 수다를 떨며 서로를 알아갔다.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때론 울다가 시답잖은 농담 몇 마디에 낄낄대며 웃었다. 설거지 하고 나면 세탁기를 돌리고 함께 모여 다마른 빨래를 개며 다시 수다를 떨었다. 밤이 되면 서로의 아이를 함께 목욕시키고 하루를 정리했다. 우린 밥을 먹는 식구로, 서로의 지난 시간을 함께 보낸 형제자매로, 때론 산후조리를 해주는 엄마의 모습으로, 이렇게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빨리 흘러 어느덧 중국인 부부는 본인들의 집으로 돌아갔다. 24시간 함께 있다가 돌아가면 편할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허전하고 시원섭섭한 마음이 찾아왔다. 

 

중국인 부부가 돌아 간 후 몇 년 뒤 교회에 있는 스리랑카 부부가 출산하게 되었다. 스리랑카 부부는 첫아이의 출산이기에 기대하기도 했지만 산후조리에 대해 많이 고민하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 집은 한 지붕 두 가족이 되었다. 한쪽 방은 우리가족 다섯 명이 옆방은 스리랑카 산모와 아이가 사용하였다. 우린 다시 가족이 되어갔다. 같이 밥을 먹는 식구로, 일상을 함께 하는 형제자매로, 산후조리를 도와주는 부모의 모습으로 가족이 되어갔다. 그렇게 가족이 되어 가까워지고 깊어져갔다. 무엇보다도 중국인 부부는 집으로 돌아 간 후 교회의 다른 이주민 부부의 출산이 있었을 때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산후조리를 도왔다. 

 

가족이 되어가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닌 평범한 일상을 이웃과 함께 살아 내는 것이다. 외로운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의 삶에 그저 함께 평범한 일상의 시간을 같이 동행하다보면 어느덧 가족이 될 것이다. 난 오늘도 아직 찾지 못한 가족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낯선 이주민을 만나면 물어 본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글쓴이 : 권주은 목사(구미국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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