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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고 난 뒤 먼저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내와 난 문제들을 한 가지씩 정리해보기로 했다. 첫 번째는 수술비마련이었다. 어쩌면 그 문제가 가장 급선무였다. 두 번째는 아젤라의 건강이었다. 하지만 임산부의 간수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였다. 여기저기 아는 분들에게 아젤라의 건강을 위해 기도부탁을 드리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 나가려고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민다와 아젤라 부부에게 걱정 말라고 큰 소리를 치고 왔던 나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이 걱정과 불안이 찾아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지 좌절과 난감한 마음뿐이었다. 수술비 마련을 위해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가진 것이 전혀 없었다. 낙심하고 교회의자에 앉아 있을 때 문득 머릿속으로 떠오른 생각은 굳이 예배장소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저 예배 공간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을 것이라면 이 공간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문을 열고 제일 가까운 부동산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바로 부동산에 교회를 내놓았다.
교회가 임대하고 있는 상가의 보증금이 500만원이기에 정확히 필요한 금액이었다. 빨리 교회를 임대해 줄 새로운 주인만 나타나길 기다렸다. 다른 생각은 없었다. 예배는 집에서 드리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 모든 짐이 사라지는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젤라의 건강과 교회를 임대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길 기도하며 며칠 동안 무릎을 꿇었다. 정말 그때의 마음은 아주 평안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하였고 더 이상 방법이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던 그 당시의 나는 그저 가만히 기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후원요청을 할 수 있는 지인이나 가깝게 지내는 교회도 없었기에 내 모든 것을 내어 놓고 기다리던 그 시간은 오히려 나에게 가만히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루하루 시간은 흐렀고 부동산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조급해지는 마음만큼 출산날짜도 다가왔다. 드디어 출산예정일 전날이 되었고 아젤라는 다시 병원을 찾아갔다. 큰 대학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기위한 서류들을 발급받기위해 다시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이번 검사로 나오는 결과서류만 들고 대학병원으로 가서 수술 날짜만 예약하면 된다. 그런데 검사가 끝나고 난 뒤 아젤라 담당선생님께서 아무말씀 없이 우선 잠시 기다려 보라는 소리만 하시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고 계셨다. 혹시 우린 더 나빠진 것은 아닌가하는 마음에 안절부절하며 가만히 앉아기가 힘들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선생님께서 너무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며 웃으셨다. 일주일 만에 간수치가 안정권으로 급속히 떨어진 놀라운 상황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시다 대학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간다는 말씀도 함께 하셨다. 어안이벙벙했다. 다시 차근차근 물어 보았다. 대답은 간단했다. 간수치가 정상범위의 커트라인까지 급속히 떨어졌고, 그러므로 제왕절개수술을 대학병원이 아닌 지금의 병원에서 직접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술비 마련에 고심했던 우리들에게 돈이 생기지는 않았다. 하늘에서 돈다발이 떨어지거나 동방에서 찾아오는 귀인 같은 존재의 등장으로 돈이 생기는 기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놀라운 아젤라의 건강이 회복되었고 그로인해 수술비용이 많이 들지 않게 되는 기적이 찾아 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젤라와 병원으로 향했고 마지막으로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도 간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며 제왕절개수술을 성공적으로 했다. 그리고 아젤라와 자민다의 아기 ‘니시트’가 세상으로 나왔다. 모든 상황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태양이 빨간색을 뿌려놓은 듯 지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우둑커니 서서 계속 하늘을 바라보았다. 태양이 하늘 아래로 지며 사라질 때 까지 그저 가만히 바라보았다. 잠시 후 다시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기쁨과 즐거움, 감사는 여기까지라는 것을 아내와 난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그날은 그것으로 감사했다. 그렇게 그날은 지나갔다.
글쓴이 : 권주은 목사(구미국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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