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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평:상 40호] 환대의 목회 이야기 | 어디서 오셨어요? - 고단한 하루, 지금은 아니야 -
운영자 2020-05-07 추천 0 댓글 0 조회 653

https://peacechurch2014.creatorlink.net/forum/view/225486 

 

 

[웹진 평:상 40호] 환대의 목회 이야기 | 어디서 오셨어요? - 고단한 하루, 지금은 아니야 -

 

 

중국에서 결혼 후 아내와 바로 한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온 H형제는 처음으로 예수를 믿고 오랜 시간 우리교회에서 교제하며 친하게 지냈다. H형제는 아내와 신혼이지만 교회에 나오거나 외부활동을 할 때는 언제나 혼자 참석하였고 아내와 함께 동행 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우린 그저 아내와 회사 출퇴근 시간이 달라 생활 패턴이 다르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은 알고 지낸지 5년이 넘어가는 오늘 이 시간까지 H형제가 아내와 관계로 정리가 되었는지 물어 보지 않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본인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는 것 같아 가끔 주위 친구들로부터 조금씩 물어보고 건너듣고 있었다.


H형제는 아내와 신혼이지만 한국에서 거의 혼자 있는 것처럼 외로워 보이는 생활을 했다. 회사가 끝나면 홀로 집에서 밥 먹고, 쉬고, 자고 나면 다시 다음날 출근하는, 매일을 같은 패턴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것 같아 언제나 마음이 쓰였다. 일주일 중 교회에 오는 하루가 H형제의 외출하는 유일한 날이었다. 주일 예배 후 함께 식사도 하고 교제시간에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같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내었다.


“여기 교회에 나오는 외국사람들 대부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야. 그래서 너무 좋아..”


난 뜬금없는 소리에 너무 놀라 몇 번이고 중국어로 되물었다. “다시 말해줘. 잘 못 들었어.” 똑같은 말이 반복되었다. 다시 물어 볼 수도 없었다. ‘실패하고 희망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궁금했지만 왜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은지 물어 보았다. 혹시 그런 사람들을 보며 안정감 또는 본인은 조금 괜찮은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 좋은지 물어 보았다.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H형제는 그저 앞만 보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여유롭게 대답을 이어갔다.


“여기 교회 사람들 더 실패할까봐, 더 낮아 질까봐, 더 망가지지 않으려고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들 같아. 난 한국에서 혹여나 실패할까봐, 더 망가질까봐, 불안하게 살아 왔는데.. 여기 교회 사람들 그런 불안을 가지고 있지 않고 지금 이대로도 너무 너무 행복한 사람들이잖아. 각자의 나라에서 살 때 보다 더 궂은일을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그 일들을 하고 있는 이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 그래서 알았어. 아~ 궂은일을 해도 괜찮은 거구나, 특별한 일을 안 해도 괜찮은 거구나, 내가 살던 곳에서보다 더 안 좋은 일을 해도 괜찮은 거구나. 그래서 너무 좋아. 이전의 난 불안해서 아주 고단한 하루였는데 지금은 아니야.”


H형제의 투박하지만 느긋한 지방 억양으로 툭툭 내뱉어 내는 중국어 말투에서 난 그의 마음을 느꼈다. 진심이구나. 고단한 하루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H형제가 난 부러웠다. 왜냐면 나도 더 나아진 삶을 바라며 꿈꾸는 사람이었으니. 그래서 고단했는가 보다. 혹여나 더 실패할까봐, 더 낮아질까 봐, 더 망가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진 고단한 표정 하나 없이, 오늘이 행복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를 보내는 H형제가 나는 내심 부러웠다. H형제가 매일 외롭고 힘들고 고단해 보였던 것은 내 삶이 외롭고, 힘들고, 고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한 그 사람들이 부러웠다. 한국으로 일을 하기위해 이주한 외국인 친구들을 바라보는 일부 사람들의 시각은 각자의 나라에서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궂은일을 하며 매일 고단한 하루를 살아간다고 여긴다. 그리고 불쌍한 마음으로 그들을 측은하게 보는 시각이 아마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이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어떤 모습이라도 괜찮고 내가 특별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교회라고 생각해본다. 특별하게 보이려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지 않아도 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아무렇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이곳으로 오늘도 좁은 골목을 서성이며 외국인 친구들을 초대해본다. 그리고 혹시나 이글을 읽는 당신이 외국인들을 만나게 되면 이렇게 물으며 초대해 보자.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글쓴이 : 권주은(구미국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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