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국제교회 -
가을에 드리는 기도편지
이제 제법 쌀쌀해진 아침 온도가 코끝을 얼얼하게 하는 것을 보니 가을의 중턱에 들어섰음을 느낍니다. 늦은 가을 초입 자락을 맞이하며 구미국제교회에서 기도편지를 통해 인사드립니다. 여러 동역자 분들의 기도와 격려가 그간 지나온 코로나19의 어려웠던 상황들을 견딜 수 있는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2월부터 갑작스럽게 시작된 코로나19의 상황은 예상치 않게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 확대되며 이주민 성도들과의 만남에도 지장이 생겼습니다. 구미국제교회의 대부분이 이주민 성도들이기에 낯선 타국 땅인 이곳에서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생겼을 때에 대처할 수 있는 여건과 판단이 쉽지가 않습니다. 정부의 방역지원 상황 및 조건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없고 비자문제와 혹여 생기게 되는 여러 가지 외부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 불가능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근무하고 있거나 등록되어 일하는 업체에서 친절히 정보를 제공해주고 챙겨주지 않는다면 이겨낼 수 없는 비상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장시간으로 이어질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 당시 아무런 판단도 할 수 없는 이주민 성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누군가가 현재의 상황에 대해 도움을 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대면이 가장 치명적인 위험을 주는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만나는 것을 멈추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여겼었습니다.
이주민 사역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교제의 시간을 풍성하게 가지는 것임에도 당시에는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대안이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하였으나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대면으로 만나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야만 좋은 관계가 이어지는 특징을 가진 이주민 사역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루하루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며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가지 않게 견디며 대처하는 것이었습니다.
3월이 되며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고 공단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성도들은 업체로부터 기숙사 밖으로 외출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외출이 어려운 이주민 성도들의 상황을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하여 필요한 성도들과 이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주민성도들과 이주민근로자들을 대면하는 것에 대한 주위의 시선과 심적 부담으로 인해 저희가 선택한 것은 ‘드라이브스루심방 이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 후 이주민 성도들에게 차문을 열고 물품을 바로 전달하고 출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물품 전달이 목적이었기에 짧은 시간을 만날 수밖에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잠시의 시간에 바라보는 서로의 눈빛으로 마음의 소통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것은 사실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방역 물품인 소독제와 마스크를 나누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에 마스크는 품귀현상으로 구하기 어려워진지가 이미 오래되었고 구한다고 하여도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올라 이주민 성도들 모두에게 나누어 줄 수도 없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라고는 고작 개인당 한 개씩 돌아가기도 어려웠습니다. 무슨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구하려고 하였으나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저 기도하며 한 장의 마스크로 여러 날을 견뎌나갈 뿐이었습니다.
그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기도만 하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찾아 왔습니다.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셨는지 어디에도 마스크 한 장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그 때에 많은 한국교회 성도님들이 보유하고 있던 마스크를 나누어 주신 것입니다. 당시는 각자 모두 한 장이라도 더 예비로 가지고 있어야 할 위급하고 어려웠던 당시의 상황에도 한국교회의 여러 성도님들께서는 마스크를 택배나 우편으로 보내 주셨습니다. 어느 분은 한 장을 어느 분을 두 장을 택배로 보내주시기 시작했고 매일 도착하는 택배 박스가 도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 정말 한 택배 박스는 어느 권사님께서 약국 앞에서 아픈 무릎으로 한 시간을 기다리셔서 구입하신 마스크 두 장을 넣어 보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얼굴 한번 본적이 없는 이주민을 향해 마스크를 보내 주 실 수 있으셨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놀랍고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 성도님들의 사랑이 얼마나 따뜻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길어지며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업체 관계자분들이 교회로 출입을 자제시키는 등 많은 어려움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업체입장에서는 당연한 조치들이이기에 안타깝지만 저희들도 협조해야하는 부분이라 그저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그로인해 업체 앞에서 늦은 밤에 지나가며 입구에서 잠깐 심방하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낯선 타국에서의 그들의 외로운 생활에 위로가 되는 친구가 되고픈 것이 저희들의 마음인데 그저 미안 할 뿐입니다. 함께하고픈 저희의 바람이 잘 이루어지기를 현재는 바랄 뿐입니다. 분명 이 상황을 잘 견디고 이겨낸다면 다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언제나 부족한 작은 사역자의 소식이라 그저 송구한 마음이 큽니다. 그간 처음 겪어본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여러 일들을 겪으며 생긴 에피소드에 대한 소해가 있었으나 쉽게 펜을 들지 못했습니다. 많은 동역님들도 아시다시피 사역가운데 찾아오는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위로가 있기도 하지만 때론 힘들고 이겨내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3월에 또 한 명의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민 성도가 하나님의 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을 하나님이 부르신 것입니다. 이번의 이별은 정말이지 마음의 정리가 쉽사리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이겨내려고 노력해보았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며 마음의 무거움이 무뎌지고 아픔이 잊혀져가며 지금은 그저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역시 작은 사역도 감당하기에 부족한자임을 한 번 더 느낍니다.
하루가 지날 때 마다 제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의 은혜와 여러 동역자분들의 기도와 응원임을 고백합니다. 자랑할 만한 사역의 이야기는 없지만 언제나 지금의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겠습니다. 그저 사명만 있는 자가 아닌 사명도 있고 행함도 있는 자가 되어 종종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권주은, 박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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